복음묵상
-
[연중 제26주일] 먼저 가는 기쁨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9. 27. 08:24
마태 21,28-32 “사실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를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다”(마태 21,32). 지금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요한 이야기’는 당신 오시기 전, 요한의 하늘 나라 선포와 “회개하라!”는 촉구 메시지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때 이미 자칭 열심하다 믿고 있던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은 저런 메시지가 다가오지 않았던 거죠. ‘나 이미 들어본 말이네. 뻔한 말이네. 새로운 말 없네.’ 그러고는 집에 가서 그냥 편히 두 발 뻗고 잤다 이거예요. 그런데 세리와 창녀들에게는 새로운 말씀이었고, 그러기에 받아들이게 된 거죠. 그렇게 그들은 들은 대로 가서, 회개했다 이겁니다. 청산했다 이..
-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고스란히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9. 20. 08:36
루카 9,23-2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루카 9,25)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저렇게 질문하십니다. ‘나는 그리스도인이면서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살지 않고 의미 없고 헛된 내 이름을 위해서 살았구나..’ 하느님 없이는 하느님을 떠나서는 우리의 그 어떤 재능도, 능력도, 부도, 명예도 다 부질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 한 분만 소유하면 그분 안에 우리가 구하는 모든 것이 고스란히 있는 것입니다. ‘주님, 제가 부질없는 것에 목숨을 걸지 않게 하소서. 주님, 오로지 주님 한 분을 소유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놓을 줄 아는 지혜와 결단이 제게 필요합니다. 청하오니 제게 그 선물을 주시옵소서. 아멘.’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09년 9..
-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사랑의 슬픔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9. 15. 10:15
요한 19,25-27 또는 루카 2,33-35 우리가 오늘 경축하는 이 참된 기념일이 얼마나 심오하면서도 의미 있는지요. 오늘 우리는 당신 아드님의 고통을 함께 견디시던 복되신 어머니의 그 마음 깊은 슬픔 속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어머니 마리아는 한 어머니가 지닌 완전한 사랑으로 아들 예수님을 사랑하셨습니다. 흥미롭게도, 예수님께 대한 그 완전한 사랑은 그녀의 깊은 영적 고통의 원천이었습니다. 그녀의 사랑이 당신을 십자가 고통 중에 계신 예수님께로 이끌어다 놓았던 거죠. 그런 이유로, 예수님께서 고난 받으셨을 때, 그분의 어머니 역시 고통당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고통은 절망이 아니라, 사랑의 고통이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견디어내신 모든 것과의 깊은 일치였던..
-
[연중 제24주일] 너희도 해봐!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9. 13. 08:59
마태 18,21-35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33) 오늘 예수님 말씀 가르침의 핵심은 뭘까요? 각각 만 탈렌트와 백 데나리온을 빚진 이 중에, 우리는 누구의 입장입니까? 바로 만 탈렌트를 이미 탕감받은 이의 처지가 우리입니다! 만 탈렌트 탕감은, ‘무한 용서’와도 같습니다. 그렇담 우리한테 잘못한 이는 ‘무한 잘못’을 했나요? 겨우 백 데나리온 어치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백 데나리온 어치 잘못을 저지른 이에게, 우리가 딱 그만큼만 탕감해주면 될 것을 그걸 못해가지고, ‘내가 죽으면 죽었지. 용서는 절대 못해!’ 하며 사는 게 우리 모습이죠.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큰 죄를 얼마나 큰 잘못을 그리고 얼마나 큰 빚을 탕..
-
[연중 제23주일]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9. 6. 10:19
마태 18,15-20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마태 18,15). 사실 오늘 복음 말씀의 무게중심은 이 첫 구절에 있습니다. 그 뒤 이어지는 절차(마태 18, 16-17 참조)는 구약적인 것이고요.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절차를 강조하시기 위해서 굳이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셨습니다. 새로운 관점, 새로운 강조점을 두고자 이 말씀을 시작하신 건데요, 바로 이 첫 문장 속, “단둘이 만나” “네 말을 들으면” “형제를 얻은 것이다”에 초점을 두고 계십니다. ‘공동체적 절차를 밟는 것도 의당 중요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정말 그 사람한테 개인적으로 가서 설득을 해 봐라. 그를 타일러서 그가 회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
-
[연중 제22주일] 함께 간 길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8. 30. 09:12
마태 16,21-27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마태 16,27). 이 말씀의 의미는 ‘결국 어떤 가치를 가지고 씨앗을 뿌렸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마지막 때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근데 여기서 염두에 둘 것은, 구약의 법과 신약의 법입니다. 구약에서는 보통 “행실대로”라 하면, 십계명에 따른 “행실대로”예요. 그죠? 신약에서는 여기 이 “행실”에, 믿음의 행실도 많이 포함돼요. 차원이 달라졌죠? 믿음으로 행한 행실과 율법으로 행한 행실은 질이 다릅니다. 율법으로 행한 건 내 힘으로만 행한 거고요. 믿음으로 행한 건 예수님과 함께 간 길입니다. 어느 길이 은혜로운 길인가요? 당연히 믿음으로 하는 행실이죠. 이 길은 예수님 말씀과..
-
[연중 제21주일] 나는 원한다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8. 23. 09:15
마태 16,13-20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태16,15) 예수님의 저의는 이것이죠. “너희는 진짜 나에게서 무엇을 봤느냐, 그동안 같이 다녔는데. 너희가 나에게서 보고 느낀 게 중요해.” 베드로 사도가 대답합니다. “살아 계신 하느님”(마태 16,16) 먼저 “살아 계신 하느님”이라 운을 뗍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그간 묵묵부답하시는 줄로만 알았더니, 생동해 계십니다! 만져지고, 보여지고, 느껴지고, 우리가 기도하면 응답해 주시고, 소통하시고, 대화 나눠주시는 살아 계신 분으로 말이죠!” 베드로의 말속에 저 고백이 들어가 있는 겁니다. 이어 고백합니다. “그 하느님의 외 아드님, 아드님. 그분의 전권을 가지신 분, 아드님. 그래서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 참조) “저, 주님..
-
[연중 제20주일] 손바닥 안 은총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8. 16. 09:14
마태 15,21-28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마태 15,28). 스캔들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나중에 문젯거리가 될 충격적인 사건이란 뜻에서요. 이 일이 뭐하고 비슷하냐면, 한 본당 신부님이 신자 아닌 사람이 와서 기도해 달라해서 장례미사를 드려준다든지 하는, 그처럼 신자 아닌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겁니다. 예비자 교리도 안 받은 사람한테 본당 신부가 가서 선행을 베풀고 오는 거예요. 그것도 영적인 선행을요. 그니까 신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 ‘아니, 세례도 안 받았는데 그래도 되는 거야?’ 하는 의구심이 들고, 문제가 생기겠죠? 예수님께서는 그 정도로 파격적으로, 이방인 여인의 ‘믿음’을 보고 구원해 주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