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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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일]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8. 20. 08:47
루카 13,22-30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루카 13,24).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루카 13,23) 오늘 복음은 이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다” 또는 “아니다”로 명쾌하게 답변하지 않으십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루카 12,24). 이 말씀의 깊은 뜻은 무엇일까요? “단순하게 답변될 수는 없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 구원, 가급적이면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하시려고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놓으셨다. 그러나 기회의 문이 열려있다고 해서 모두가 구원받는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안 들어오면 그만이다. 밖에서 머물다가 기웃기웃거리다가 가버리면 그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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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0주일] 불을 지닌 자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8. 13. 08:49
루카 12,49-53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루카 12,49). 원래 구약에서 일차적으로 “불”은 심판을 상징했어요. 불의 심판. 이 “불”을 예수님께서 사용하실 때는 주로 “성령”을 의미합니다. 이 단어의 그리스어 ‘퓌르(πυρ)’ 역시 우리말과 발음이 비슷하죠.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루카 21,49) 예수님께서 오늘 여러분에게 이 성령이 타오르기를 원하십니다. 당신의 예루살렘 수난 여정을 내다보시며 그 모든 것을 견디기 위해서는 성령의 불이 필요합니다. 불을 지닌 자만이 생존합니다. 실제 이 세상에서도 누가 살아남나요? 끝까지 살고자 하는 열정을 지닌 사람 살아야 되는 이유를 가진 사람, 그쵸? 그 힘이 바로 성령에게서 옵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9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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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9주일] 진리와 빛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8. 6. 08:32
루카 12,32-48 또는 12,35-40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루카 12,35). “허리에 띠를 매고” 중동 지방 사람들은 통옷을 입죠. 통옷은 집에서나 그냥 천천히 움직일 때는 상관없지만 어떤 일을 본격적으로 하려면 허리에 띠를 매서 그것이 걸리적거리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허리에 띠를 맨다는 것은 스탠바이, 준비된 자세를 뜻합니다. 사도 바오로께서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에페 6,4)라는 말씀처럼 우리 자신을 “진리”로 정비해야 합니다. 이어서 “등불”은 오늘날엔 잘 상상되지 않죠. 아주 예전 등불을 켜 본 사람들은 진짜 그 빛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 겁니다. 이 등불은 “말씀”의 등불입니다. 말씀이 빛이니까요. 말씀을 들으면 판단이 어렵다가도 이리저리 방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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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주일] 가장 확실한 보험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7. 30. 08:16
루카 12,13-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루카 12,21). 이 말씀이 느낌이 안 오신다면, 이렇게 얘기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저금 통장은 또는 우리의 재물 창고는 지상에 있는 게 있고 천국에 있는 게 있습니다. 천국에 있는 건 나중에 죽어서 우리가 찾아먹을 재물입니다. 통장도 거기서 찾아먹을 통장입니다. 그러나 천국에서는 지상에 있는 통장이 유효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상 통장에다가 몇 억 원, 몇 십억 원, 몇 백억 원 잔뜩 쟁여 놓고 오늘 복음 속 어리석은 부자처럼 등 따뜻하게, 배부르게, 편안하게 잠자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과연 천국의 통장에는 얼마나 예치를 해 놓았는가, 천국의 재산은 얼마나 많은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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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7주일] 마스터 키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7. 23. 11:21
루카 11,1-13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루카 11,2). 오늘 연중 제17주일은 연중 주일 가운데 중간에 해당합니다. 이 중간 결산을 하면서, 그 절정에서 그야말로 기도에 대한 가르침을 묵상합니다. 기도를 어떻게 해야 옳은가요? 기도의 기초, 알면서도 모르는 게 기도입니다. 실은 알고 있어요. 근데 우리는 정작 기도하면서 ‘더 잘 기도하는 방법은 없나?’ 하고 기도에 대해 굶주려하죠.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는 단순히 외우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그때그때 필요한 걸 하나씩 발췌해서 기도해도 되는 것입니다. “아빠, 제가 지금 생활고에 처해 있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주세요.” “아빠, 지금 제가 친구와 관계가 안 좋은 데 용서와 화해로 평화를 유지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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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6주일] 어떻게 주님 앞에서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7. 16. 09:17
루카 10,38-42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루카 10,42).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몫”이라는 단어예요. “몫”이라는 건 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거예요. 어떤 전체를 할당한 거예요. 분할한 거죠. 결국 이 “몫”이라는 건 각자 택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거죠. 이 말씀을 잘못 해석하면 마르타가 잘못한 거라고 그냥 마르타에게 비판적인 결론이 내려질 수도 있어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통합적인 사고로 말씀하신 겁니다. 오늘 복음 서두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루카 10,38)라고 되어 있습니다. “마르타야, 마리아는 좋은 몫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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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5주일] 답을 알아도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7. 9. 08:50
루카 10,25-37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루카 10,36) 예수님은 얼마나 멋지신 분이십니까. 오늘 예수님께로부터 그분의 화법을 배웁니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루카 10,29) 예수님께서는 율법 교사의 질문에 얽매이지 않으십니다. 이야기를 돌고 돌고 돌아서 역으로 질문하십니다. “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루카 10,36) “누가 이웃입니까”는 방어적입니다. ‘억지로’라는 느낌이 배어있죠. “누가 이웃이 되어주었냐”는 적극적입니다. 사랑은 적극적인 것입니다. “누구까지 사랑해야 되는가? 여기까지인가, 저기까지인가? 부모님께 용돈을 얼마까지 드려야 되는가? 이 ‘~까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내가 더 할 수 있는 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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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4주일] 평화가 나와 함께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7. 2. 07:43
루카 10,1-12.17-20 또는 10,1-9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루카 10,5-6). 여러분께 제가 책으로, 강의로 많이 말씀드렸죠. 남을 칭찬하는 것은 나를 칭찬하는 격이 됩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우리 뇌는 언어에 대해서는 그닥 논리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무슨 말이냐면, 이게 주어가 ‘너’인지 ‘나’인지를 안 따져요. 귀에 들어온 말에 대해서만 반응합니다. 그니까 우리가 남에게 ‘아이고, 잘했다~ 잘했다~ 잘했다~’ 그러면 우리 뇌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자기가 잘한 것처럼 착각해요. 기분이 좋죠. 그런데 ‘이런, 못된 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