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 Lectio Div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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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4주일] 너희도 해봐!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9. 13. 08:59
마태 18,21-35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33) 오늘 예수님 말씀 가르침의 핵심은 뭘까요? 각각 만 탈렌트와 백 데나리온을 빚진 이 중에, 우리는 누구의 입장입니까? 바로 만 탈렌트를 이미 탕감받은 이의 처지가 우리입니다! 만 탈렌트 탕감은, ‘무한 용서’와도 같습니다. 그렇담 우리한테 잘못한 이는 ‘무한 잘못’을 했나요? 겨우 백 데나리온 어치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백 데나리온 어치 잘못을 저지른 이에게, 우리가 딱 그만큼만 탕감해주면 될 것을 그걸 못해가지고, ‘내가 죽으면 죽었지. 용서는 절대 못해!’ 하며 사는 게 우리 모습이죠.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큰 죄를 얼마나 큰 잘못을 그리고 얼마나 큰 빚을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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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3주일]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9. 6. 10:19
마태 18,15-20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마태 18,15). 사실 오늘 복음 말씀의 무게중심은 이 첫 구절에 있습니다. 그 뒤 이어지는 절차(마태 18, 16-17 참조)는 구약적인 것이고요.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절차를 강조하시기 위해서 굳이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셨습니다. 새로운 관점, 새로운 강조점을 두고자 이 말씀을 시작하신 건데요, 바로 이 첫 문장 속, “단둘이 만나” “네 말을 들으면” “형제를 얻은 것이다”에 초점을 두고 계십니다. ‘공동체적 절차를 밟는 것도 의당 중요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정말 그 사람한테 개인적으로 가서 설득을 해 봐라. 그를 타일러서 그가 회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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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주일] 함께 간 길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8. 30. 09:12
마태 16,21-27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마태 16,27). 이 말씀의 의미는 ‘결국 어떤 가치를 가지고 씨앗을 뿌렸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마지막 때가 달라진다는 겁니다. 근데 여기서 염두에 둘 것은, 구약의 법과 신약의 법입니다. 구약에서는 보통 “행실대로”라 하면, 십계명에 따른 “행실대로”예요. 그죠? 신약에서는 여기 이 “행실”에, 믿음의 행실도 많이 포함돼요. 차원이 달라졌죠? 믿음으로 행한 행실과 율법으로 행한 행실은 질이 다릅니다. 율법으로 행한 건 내 힘으로만 행한 거고요. 믿음으로 행한 건 예수님과 함께 간 길입니다. 어느 길이 은혜로운 길인가요? 당연히 믿음으로 하는 행실이죠. 이 길은 예수님 말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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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일] 나는 원한다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8. 23. 09:15
마태 16,13-20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태16,15) 예수님의 저의는 이것이죠. “너희는 진짜 나에게서 무엇을 봤느냐, 그동안 같이 다녔는데. 너희가 나에게서 보고 느낀 게 중요해.” 베드로 사도가 대답합니다. “살아 계신 하느님”(마태 16,16) 먼저 “살아 계신 하느님”이라 운을 뗍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그간 묵묵부답하시는 줄로만 알았더니, 생동해 계십니다! 만져지고, 보여지고, 느껴지고, 우리가 기도하면 응답해 주시고, 소통하시고, 대화 나눠주시는 살아 계신 분으로 말이죠!” 베드로의 말속에 저 고백이 들어가 있는 겁니다. 이어 고백합니다. “그 하느님의 외 아드님, 아드님. 그분의 전권을 가지신 분, 아드님. 그래서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 참조) “저,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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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0주일] 손바닥 안 은총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8. 16. 09:14
마태 15,21-28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마태 15,28). 스캔들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나중에 문젯거리가 될 충격적인 사건이란 뜻에서요. 이 일이 뭐하고 비슷하냐면, 한 본당 신부님이 신자 아닌 사람이 와서 기도해 달라해서 장례미사를 드려준다든지 하는, 그처럼 신자 아닌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겁니다. 예비자 교리도 안 받은 사람한테 본당 신부가 가서 선행을 베풀고 오는 거예요. 그것도 영적인 선행을요. 그니까 신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 ‘아니, 세례도 안 받았는데 그래도 되는 거야?’ 하는 의구심이 들고, 문제가 생기겠죠? 예수님께서는 그 정도로 파격적으로, 이방인 여인의 ‘믿음’을 보고 구원해 주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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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9주일] 너, 장하구나!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8. 9. 09:59
마태 14,22-33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마태 14,28-29). 다른 제자들은 아직, ‘정말 주님이신가?’ 긴가민가 하고 있는 사이 베드로가 저 말씀을 주님께 드립니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 14,28). 베드로는.. 여태껏 그려진 성화들을 통해 보면 참 우직한, 그야말로 베테랑 뱃사람 모습인데, 저에게는 제자들 중, 가장 지혜롭고 충직한 인물이라 여겨집니다. 충직한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이게 살길이다’를 알은 거죠. 빨리 알아챕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래서 ‘어? 주님이 물 위를 걸으셨어? 근데 여태까지 주님께서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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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주일] 연민의 빵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8. 2. 15:30
마태 14,13-21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 가운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마태 14,14). 여기서 “가엾은 마음”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원어는 σπλάγχνον(스플랑크논)입니다. 이 단어는 ‘내장’, ‘심장’, ‘자궁’ 등 거의 모든 인체 내장기관을 통칭해요. 이때 당시 동양의학에서는 이미 ‘오장육부’를 논할 만큼 굉장히 의술이 발달하였지만, 아직 서양에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여간, 내장, 거기서 부터 어떤 감정이 올라왔다는 게 ‘가엾은 마음’ 곧 ‘연민’이란 거죠. 이 얘긴 굉장히 중요한데요, 우리는 사실 머리로만 누군가를 동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 사람, 참 힘들겠다.’ ‘저 사람, 참 아프겠다.’ ‘저 사람, 참 고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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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7주일] 부담 아닌 기쁨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7. 26. 09:59
마태 13,44-46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마태 13,44). 여기서의 메시지는 뭐냐면, 이 “밭에 숨겨진 보물”이 진짜 보물이라면, 그냥 ‘횡재했다!’ 정도가 아니라 그 가치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진 것을 다 팔아” 그걸 투자해서, 그 밭을 내 것으로 만들어도 아깝지 않다 이겁니다. 그것이 하늘 나라예요. 하늘 나라는 이 세상 어떤 것 하고도 바꿀 수 없는 겁니다. 이 세상 명예하고도 바꿀 수 없고, 재물 하고도 바꿀 수가 없고, 권세하고도 바꿀 수 없어요. 그렇지만 많은 경우 하늘 나라를 팔아서 명예를 사고, 권세를 사고… 이처럼 우리 주변을 보면 안타까운 일이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