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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 제18주일] 연민의 빵
    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8. 2. 15:30

     

     

     

    마태 14,13-21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 가운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마태 14,14).

     

    여기서 “가엾은 마음”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원어는 

    σπλάγχνον(스플랑크논)입니다. 

    이 단어는 ‘내장’, ‘심장’, ‘자궁’ 등 거의 모든 인체 내장기관을 통칭해요. 

    이때 당시 동양의학에서는 이미 ‘오장육부’를 논할 만큼 굉장히 의술이 발달하였지만, 아직 서양에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여간, 내장, 거기서 부터 어떤 감정이 올라왔다는 게 ‘가엾은 마음’ 곧 ‘연민’이란 거죠. 

     

    이 얘긴 굉장히 중요한데요, 

    우리는 사실 머리로만 누군가를 동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 사람, 참 힘들겠다.’ 

    ‘저 사람, 참 아프겠다.’ 

    ‘저 사람, 참 고독하겠다…’

    그렇게 ‘내가 도와줘야겠다’ 싶으면서도, 머리로 생각하는 건 우리를 움직이게 하지 못합니다. 

    우리를 행동에로까지 옮기게 하지 못하는 거죠. 

    그런데 예수님께서 가지셨던 ‘가엾은 마음’처럼 

    우리 안 저 깊은 곳에서 어떤 연민이 느껴지면,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 주변을 향한 연민도 

    이처럼 여러분 내장에서 올라오는 연민이길 바랍니다.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마태 14,19-20).

     

    자, 이제 기적이 일어납니다. 

    이 기적을 가능케 한 것은 ‘찬미’고요.

    오늘 복음에서 이 기적에만 주목할 게 아니라, 

    예수님께서 다섯 개 빵과 두 마리 물고기를 가지고 

    아버지께 찬미를 드리신 후 나누어주니 빵이 불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을 눈여겨봅시다.

     

    결국 지금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축복, 

    또 앞으로 내가 더 누리고 싶은 축복, 

    이 모두를 보장해주는 결정적인 말이 ‘찬미’와 ‘감사’인 것입니다. 

    여러분 가정에도 이 찬미와 감사가 차고 넘치시길 바랍니다. 

    나아가 이 축복이 오늘날 우리 가운데 

    말씀을 통해서, 성체를 통해서 

    우리 가정과 교회, 그리고 사회에 계속 일어나고 있음을 믿도록 합시다. 아멘.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1년 7월 31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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