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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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2주일] 바친 것보다 훨씬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11. 7. 07:07
마르 12,38-44 또는 12,41-44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마르 12,43). 예수님께서 오늘 이 과부가 저렇게 동전 두 닢을 낸 것을 보시면서 그냥 칭찬하고 끝내셨을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뒤에 가서 당신께서 도와주셨든지, 아버지께 이렇게 청하셨든지 하셨을 것입니다. “보셨죠? 저 과부의 정성을… 갚아주세요.” 과부는 바친 것보다 훨씬 많이 누렸을 것입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8년 11월 11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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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1주일] 끝까지 귀하게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10. 31. 07:07
마르 12,28ㄱㄷ-34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마르 12,34). 하여간 하느님께 드린 여러분의 정성은 가장 하찮은 것도 끝까지 귀하게 남게 되어 있어요. 저도 이번에 육십이라는 나이를 이렇게 지내면서 회상을 해봤습니다. 잘한 게 뭔가… 딴 거, 자랑거리, 그동안 그렇게 뻥뻥대고 뭐 자랑으로 삼았던 것들 다 쓰레기더라고요. 뭐 하나 남나… 그래도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 쪼끔 할 때, 하느님께서 웃어 보이셨던, 마치 웃으시면서 내려다보시는 것처럼 느껴졌던 그 대목들이 제게는 소중한 것으로 끝까지 남았습니다. 그럼… 그렇지…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그에게 대답하십니다. “하느님 나라가 멀리 있지 않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8년 11월 4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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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일] 지상 사명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10. 24. 07:07
마태 28,16-20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민족들의 복음화, 복음 선포…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지상 사명’이라 그러죠. 지상 사명. 어떤 이들은 이를 아마 ‘이 땅 위에서의 사명’을 얘기하는 줄로 알아듣는데, 이 지상은 ‘땅 위’라는 뜻이 아니라 ‘至上’ 곧, ‘더할 수 없이 가장 높은 위’를 의미합니다. 지극히 높은, 가장 높은 사명, 영순위 사명이라는 뜻이란 거죠. 그 사명이 바로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모르고 마치 죽은 듯 살아가는 처지의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해져 그들이 다시 새 삶을 얻을 수 있도록요.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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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9주일] 시상식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10. 17. 07:07
마르 10,35-45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10,43-44). 사실 궁극적으로 오늘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청한 이 “영광”(마르 10,37)은 이 땅에 있지 않습니다. 하늘 나라의 상은 이 땅에서 시상식이 없어요. 이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러기에 누군가가 이 땅에서 하늘 나라의 이름으로 영광을 누리려 한다면 그는 미련한 사람이에요. 한편 여러분 가운데 지금 억울한 일같이 느껴지는 상황, 지금 내가 뭔가 정의롭지 않은 처우를 받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여러분에게 주어질 영광은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 있다는 사실을 믿고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위로로 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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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8주일] 더 좋은 것을 보는 기회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10. 10. 07:07
마르 10,17-30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10,26-27). 스스로의 힘으로 이 세상에 대한 애착을 놓으려 하면, 쉽게 놓아지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그 해법을 알려주십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전능’을 말씀하시면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바는 이겁니다. “기도해라.” 그니까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라고 제자들이 물었을 때,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는 얘기는 곧 ‘기도하면 된다’라는 얘기예요. 이 세상에 대한 애착과 집착 등 버리지 못하는 모든 것은 기도를 통해 형성되는 하느님과의 영성의 끈으로 놓을 수 있게 됩니다. 왜? 더 좋은 것을 봤기 때문에 들 좋은 것을 놓을 수 있는 거죠. 이처럼 기도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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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7주일] 더 원천적이고 근원적인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10. 3. 07:07
마르 10,2-16 또는 10,2-12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마르 10,8). 오늘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벌인 논쟁에서 예수님께서는 아예 율법에 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십니다. 그게 바로 예수님의 화법이죠. 일반 사람들이 이런 논쟁을 했다면, 아마도 모세에게서 출발해서 출애굽기에서 끝날 거예요. 근데 예수님께서는 이 논쟁을 창세기로 올라가세요. 태초에 있는 내용,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마르 10,6-8). 를 말입니다. “한 몸이 된다”는 말을 강조하고 계신 거죠. 그니까 이혼이란 부득불, 정말로 진짜 인권 문제나 골치 아픈 일이 생겼을 경우에 한해서 언급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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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6주일] 일꾼이 누리는 특권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9. 26. 07:07
마르 9,38-43.45.47-48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마르 9,42). 이 말씀 다음에 아주 살벌한 말씀들이 이어지죠.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마르 9,43.45.47)”. 이 일련의 말씀들은 모두 ‘단 하나’를 얘기하기 위함입니다. 뭐냐, “너희들을 손찌검하는 자는 그 손이 저주를 받을 것이고, 너희들을 발로 걷어차는 자는 그 발이 저주를 받을 것이고, 너희들을 경멸의 눈으로 쳐다보는 자는 그 눈이 저주를 받을 것이다.” 하느님 일꾼이 누리는 특권을 얼마나 기가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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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날마다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9. 19. 07:07
마르 9,23-26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 9,23). “날마다” 오늘 묵상하고픈 대목입니다. 날마다 져야 할 십자가가 있습니다. 십자가는 몰았다가 한꺼번에 지는 게 아닙니다. 주말에 몰아놓고, “오늘 십자가 지자” 이게 아닙니다. 십자가는 날마다 지는 겁니다. 왜 우리가 십자가를 날마다 져야 하냐면, 이 십자가가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지는 십자가로 날마다의 은혜가 우리와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면, 날마다 누리는 몫이 있는 겁니다. 날마다 고달픔이 있는 만큼 날마다 보람이 있는 겁니다. 날마다 희생이 있는 만큼 날마다 축복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을 놓치면, 오늘의 십자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