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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중 제28주일] 사랑을 공급받는 시간
    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10. 11. 11:31

    Marten van Valckenborch, Gleichnis von den bösen Winzern (Oktober)

     

     

     

    마태 22,1-14 또는 22,1-10

     

    “‘초대받은 이들에게,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하고 말하여라.’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마태 22,4-5).

     

     

    여기서 ‘결혼’을 뜻하는 그리스어 γάμος(가모스)가 복수형 γάμους(가무스)로 쓰여, 

    우리 성경에서는 “혼인 잔치”로 번역됐습니다.

    ‘잔치들’이라고 굳이 복수형을 쓴 건 이것이 ‘축제’라는 의미죠. 

    그니까 ‘하느님 나라’, 그러면 

    어떤 사람들은 이 나라를 엄하게, 무섭게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게 아니란 겁니다. 

    기쁨의 축제인 거죠.

    이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서 가장 밀도 있게 체험되는 곳이 바로 성당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성당에 오면, 잔칫집에 온 느낌이 들어야 돼요.

    너무 엄숙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마치 초상집에 온 듯이 말고요. 

    혹여 그런 모습이 우리 공동체에서 발견된다면, 

    우리가 다시 한번 이 기쁨을 회복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릴 필요가 있겠죠. 

     

    오늘 복음에서는 이 초대를 거부하고 밭으로, 장사하러들 가는 이들이 나옵니다. 

    생업.

    먹고사는 일 때문에 바빠서 하느님 잔치에 못 갔다는 얘기죠.

    요즘 정말로 ‘먹고사는 게 힘들어 주일미사 못 나간다’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해보면, 

    얼마나 먹고살기 힘들기에 주일미사에도 못 나올까? 

    충분히 공감됩니다. 

     

    그런데 하느님 나라의 지혜로 생각한다면, 

    아무리 피곤해도 하느님 나라에 먼저 나오세요! 

    왜? 먹고사는 게 일주일 내내 우리가 진 “수고하며 무거운 짐”(마태 11,28 참조)이라면, 

    하느님 품에 와서 한 시간 있다가 가는 건 

    거기다가 보태진 짐이 아니라 

    돌아오는 그 한주일 내내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에너지, 

    또는 동기, 사랑 등을 공급받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을 ‘의무’라고 생각하면 성당에 ‘와 주는’, 힘들어도 ‘와 주는’ 모습이 됩니다. 

    그러나 신앙을 ‘축제’라고 생각하면 ‘만사 제처 놓고 갈’ 잔칫집이 되는 거고요. 

    그러기에 우리는 핑계 댈 수 없습니다. 

    […]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4년 10월 12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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