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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님 승천 대축일] 천국의 교양과목
    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5. 24. 17:16

     

     

     

    마태 28,16-20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마태 28,18).

     

    이 말씀은, 오늘 복음의 가장 결정적인 구절입니다.  

    땅에서 이뤄지는 모든 일들, 주님의 재가 없이 이루어지는 것 없고요,

    하늘에서 이뤄지는 모든 일도 그분 재가 없이 이루어지는 것 없다는 말씀이죠.

    구체적으로 땅에서 이뤄지는 것이란 뭘까요?

    이 세상 돌아가는 모든 일들, 그 최종 결재권자가 예수님이십니다. 

    역사의 흥망성쇠를 쥐고 계시고, 

    내가 나고 죽는 것, 곧 생사화복도 그분 손에 달려있어요, 주님이 다 결정하십니다. 

    이는 결국, 우리가 기도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주님께서는 이 권한을 하늘에서도 갖고 계세요. 

    천당이냐, 지옥이냐 하는 심판 역시 그분의 권한입니다. 

    우리가 사도신경 속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라고 바치듯, 

    그 말씀을 믿는 겁니다.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20).

     

    여기서 확인할 것이 하나가 있어요. 

    예수님께서는 

    바로 앞선 말씀에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마태 28,19)”라 하시며,

    그들에게, 곧 세례받은 이들, 

    하느님의 자녀가 된 이들에게, 

    천국의 시민이 된 이들에게,

    당신 계명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명하셨다는 거죠. 

    이 세상 다른 종교 계율들을 가만 보면, 뭔가요?

    쉽게 말해, 천당가기 위해 필요한 계율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배운 이 계명들은 천당이 확정된 다음에 배우는 계명입니다. 

    이미 우리는 세례성사 조건을 충족하여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됐으니까요. 

    그렇다면 이 계명들은 ‘천국의 교양과목’이라 할 수 있어요. 그리스도인의 에티켓이라고도 할 수 있고요. 

    잊지 마세요. 천국의 퀄리티로, 천국의 교양으로 서로 사랑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격이 달라요. 차원이 다른 겁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이 “끝”이라는 상황, 그 안에 주님께서 “함께 있겠다”는 말씀. 

    저는 크게 두 가지로 와 닿았어요. 

    그 하나는, 오늘날 우리에게 주님이 가장 필요한 순간이라면, 바로 절대 고독의 순간이죠. 

    시리디 시린 고독, 아무도 내 곁에 없는 듯한 고독,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세상 끝 날”이 상징하는 차원 가운데 하나인데요, 

    바로 그 현장에도 주님은 나와 함께 계시다는 거예요.

    그 하느님을 포옹하세요. 그 하느님을 부둥켜 안고 우세요.

     

    그다음 또 하나는, 끝장, 어떤 상황이 됐던지 간에 마지막, 

    이제는 여기가 모든 것의 종지부가 찍히는 시점이나 상황, 

    거기서도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겁니다. 

    그럴 때 어떡하냐고요? 

    주님 손을 덥석 잡고, 힘내는 겁니다. 저 말씀과 함께요.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4년 6월 1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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