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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일] 사랑의 부당거래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5. 17. 10:39
요한 14,15-21
오늘도 이별을 앞두신 예수님의 최종적인 당부 말씀이 주어집니다.
사랑의 계명에 대한 말씀이죠.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요한 14,15).
그 누구에게 보다도 앞서
우리는 주님께 ‘사랑’을 고백할 줄 알아야 합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저는 주님께서 좋아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내친김에 좀 더 결연한 의지를 바쳐드리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말씀만 하소서.’
주님께서는 “내 계명을 지키기를 원한다”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문맥상 예수님의 말씀 전체를 뜻하고,
궁극적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근원적으로 보면, 예수님의 계명은 십계명 10조목을 전제로 합니다. 그것을 ‘무제한 사랑’으로 확장하셨을 따름이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요한 14,21)
당신을 사랑하는 이에게 주님께서 사랑으로 보답해 주시겠다는 약속 말씀입니다.
주님께서는 이 약속대로 우리의 작은 사랑에 응답해 주십니다.
사랑은 일방적이지 않아요.
사랑은 항상 왕복운동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만큼 우리도 하느님께 사랑을 드려야 하고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면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알아서 사랑을 주십니다.
놀라운 얘기죠.
그런데 이건, 한마디로 부당거래입니다.
무슨 부당거래냐?
우리는 스케일이 작고 하느님의 스케일은 무한대입니다.
무한대이심과 스케일 작은 우리가 무역을 하면, 하느님이 손해죠.
우리하고 장사해봐야 이분께서는 남는 게 하나도 없으십니다.
그런데도 이 부당무역을 하고 계세요. 이것이 ‘사랑’입니다.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요한 14,21).
주님 자신, 그분의 드러남보다 우리에게 있어 더 귀하고 든든한 것이 정녕 있을까요?
물론 여기서 “그에게”는 주님을 사랑하는 이, 우리를 가리킵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7년 5월 21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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