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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 제4주일] 일대일로 주님의 음성을 들으시면
    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5. 3. 12:05

     

     

     

    요한 10,1-10

     

    오늘 복음을 먼저 큰 윤곽에서 말씀드리면, 

    예수님께서 “나는 목자다” 하시며 목자로서 당신 자신을 소개하십니다.

    이어 “나는 양들의 문이다”라는 말씀과 함께 당신을 통해 제대로 된 생명의 지대로 들어가게 된다 하시지요. 

    이번 묵상은 “목자” 곧 “양을 돌보는 목자”라는 예수님 모습에 치중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양 우리에 들어갈 때에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데로 넘어 들어가는 자는 도둑이며 강도다”(요한 10,1).

     

    우선 복음에서 “도둑이며 강도”라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누가 도둑일까요? 

    누가 강도일까요?

    바로 목자를 가장한 거짓 영적 지도자들이 도둑이며 강도입니다. 

    요즘에 참 많죠, 여러 형태의 도둑과 강도 말입니다. 

    ‘마음을 치유해 주겠다’라던가 ‘평화를 갖게 해 주겠다’ 등등. 

    제가 뉴에이지나 사이비 종교를 언급할 때마다 강조했습니다만, 정말 혹해요. 

    ‘성당가지 말고 나한테 와라. 그래서 마음을 수련해라. (또는 진짜 성경공부를 하자 등등) 그러면 평화가 오고 구원을 얻으며 영혼도 고상한 상태로 승화되고 자기 계발도 된다…’ 

    일단 이런 말을 들으면, 사람이 궁금해지는 겁니다. 

    또 오늘날 우리 교회가 대형화돼 갈수록 양과 목자 사이 긴밀함이 줄어드는 게 사실인데요, 

    이런 틈 사이로 ‘도둑과 강도’가 스며들기 쉽습니다. 그들 대부분 소수로 인원관리를 하기에 거기가면 친숙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사이비 종교에 빠졌던 이들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를 위해 친절하게 시간을 내주고 내 문제를, 고민을 들어주고 나를 도와주려고 했기 때문에 갔다.’ 

    그 친절한 한마디 들으려, 또는 개인적으로 대우 받으려 갔다가 영혼 망치고, 인생 망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하여간 이런 데 괜히 기웃거리지 마세요.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마련해 주신 식탁(성체성사), 이것으로 족합니다. 이걸 아셔야 해요.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요한 10,3).

     

    신자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요즘 우리 성당에 양들의 이름 전부를 아는 목자가 많지 않죠. 

    평균 1천명이 넘는 양들을 돌봐야 하는 목자의 입장에서 

    아무리 기억력이 좋다한들 일일이 기억하기란 어려운 게 오늘날 현실입니다. 

    그럴수록 

    여러분의 기도 속에서 

    개인적인 기도 속에서 

    진정한 목자이신 주님을 만나 뵙는 겁니다.

    그럴 때 우리 주님께서는 자상하게 여러분을 인도해 주십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미사에 충실하면서 

    또는 성체조배를 하면서 

    여러분이 일대일로 주님의 음성을 들으시면 

    그때그때 주님께서 이끌어주시는 방향을 따라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노력도 신앙의 지혜입니다. 

     

    “도둑은 다만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올 뿐이다.

    그러나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0).

     

    도둑과 강도는 사람을 도와줄 생각이 없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뭔가요? 

    훔치고 빼앗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실제로 신흥 영성이나 사이비 종교를 체험하고 느낀 건,

    우리가 흔히 이런 말을 하잖아요. 

    ‘제사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다’, 딱 그 모양이에요. 

    경제입니다. 경제. 

    일단은 기본적으로 거짓 지도자들은 경제(부)를 원해요. 

    회비 야금야금 뜯어가면서 결국 집안 기둥뿌리를 빼갑니다. 

    그다음, 저들이 원하는 건 힘이에요. 힘. 

    사람을 부리고, 사람을 다스리고 싶은 힘을 가지고 싶은 거예요. 

     

    제가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만 

    정말 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또는 이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종교 지도자 가운데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는” 이들은 신부님과 수녀님이에요. 

    제가 그들과 만나 대화할 때마다 느끼는 건,

    당신들 생활 자체가 검소하시단 것, 그리고 신자들 딱한 사정을 먼저 생각할 줄 아신다는 겁니다. 

    이러한 성직자가 있는 종교는 가톨릭 교회 말고는 없습니다. 

    그러니 진정한 목자들이 있는 가톨릭 교회 안에서 

    여러분의 영적인 생명력을 풍성히 누리시길 바랍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4년 5월 11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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