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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2주일] 어떤 과감한 결단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11. 8. 09:40
마태 25,1-13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마태 25,10).
여기서 중요한 건 “닫혔다”라는 표현입니다.
세상의 혼인 잔치에서는 문이 그렇게 ‘닫히지’는 않죠.
늦어도 ‘열어달라’ 하면 열어줍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혼인 잔치의 비유를 소재로
세상의 혼인 잔치와 하느님 나라의 혼인 잔치는
‘차이가 있다’ 하십니다.
곧 하느님 나라 혼인 잔치는 “한번 닫히면 영원히 닫힌다. 안 열리는 문이다”라는 건데요,
이게 뭐하고 똑같으냐면 “죽으면 돌이킬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죽음이 왜 무서운가요?
죽으면 더 이상의 기회가 없기 때문에 무서운 겁니다.
불교교리에서는 윤회를 믿기에 죽더라도 ‘또 기회가 있다’고 여기죠. 그래서 만약 이번 생을 망쳤다 싶으면, ‘다음 생에 잘 살면 되지’라는 생각을 품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지금 이 “닫혔다”라는 직선적인 역사관,
“죽으면 끝이야, 시간은 돌지 않아! 돌이킬 수 없어!”라는 무서운 경고를 우리는 잘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지상에서는 여러 번 기회가 왔었어요.
그렇다 해도 죽으면, 결정이 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너무 뒤늦은 때 회개해봐야 소용없고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영원한 판결
그 판결에, 처분에 우리는 맡겨질 따름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마태 25,13).
이 말씀에서 “깨어있다”는 얘기는
“항상 죽음을 생각하라,
나아가 죽은 다음의 생을 생각하고 거기(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내가 뭘 버리고
뭘 뜯어고치고
뭘 포기하여 어떤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고 용단을 내려라” 하는 뜻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지상에서 이 이상으로
곧 하느님 나라에 대한 담보, 보증 이상으로 소중한 가치는 없습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7년 11월 12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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