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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만남의 순간에
    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11. 22. 10:32

     

     

     

    마태 25,31-46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

    자기의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민족들이 사람의 아들 앞으로 모일 터인데,

    그는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그들을 가를 것이다”(마태 25,31-32).

     

     

    가해 마지막 주,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 인생의 마지막 날을 묵상해 봅니다.

    그 마지막 날 우리에게 오실 분은 그리스도 왕이십니다. 

    인류 역사와 우주의 심판관이시며 주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가 마치 눈 앞에 봬듯 (어떤 형식으로 만나 뵐지는 모르지만요) 그 대면하는 날이 우리에게는 마지막 날인 거죠.

     

    보통 이 마지막에 대해 ‘심판’이라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다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별도로 심판을 준비해 놓으시고

    이쪽에는 불구덩이, 저쪽에는 잔칫상, 뭐 이러시겠단 건 아니에요. 

    우리의 언어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3차원의 언어로 ‘이를테면 그런 것이다’ 이지, 

    모든 심판은 만남의 순간에 이루어집니다. 

     

    생각해 보세요.

    내가 누군가에게 그가 모르는 죄를 졌어요. 

    또 누군가에게 그가 모르는 공로를 세웠어요. 

    그런 뒤 어느 날 그를 만나는 순간, 

    죄를 진 사람은 심장이 콩닥콩닥거리고 어쩔 줄 모를 거예요. 거기다 내 죄가 그의 앞에서 폭로되는 순간은 더 하겠죠. 

    반면 내가 그를 위해 숨어서 어떤 공로를 쌓았단 말에요. 근데 그가 마침내 그걸 알게 됐어요. 그때는 내가 비록 겸손하고 아닌 것처럼 해도 그 보람과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죠.

    이런 현상의 극치가 마지막에 이루어진다,라고 보면 되는 것이고

    그것이 그 한순간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영원히 지속된다는 겁니다. 

     

    그렇게 죄인이 자기 죄가 폭로되고 자기 스스로 자괴감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그 현상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지옥인 겁니다. 따지고 보면. 

    반대 경우, 의인이 하느님을 만나 뵙고 인정받아 기쁨으로 흥분된 심정, 이 희열의 심정,

    이것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천국인 거고요.

    이렇게 비유를 할 수도 있겠다는 걸 염두에 두며,

    오늘 복음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을 잘 새겨 묵상하시기를 바랍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7년 11월 26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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