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주일
-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첫 번째 단어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4. 23. 08:19
요한 20,19-31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요한 20,19). 평화 그리스어로 에이레네(εἰρήνη) 히브리어로 샬롬(שָׁלוֹם) 이 단어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첫 번째로 발설하신 단어입니다. 첫 번째 단어는 중요하죠. 최우선의 가치를 지니는 것을 먼저 말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인간 존재가 갈망하는 원천적인 욕구는 뭐냐, 평화의 욕구인 것입니다. 사실은 평화 하나로 다 해결됩니다. 배고픈 것도, 어떤 형태의 본능도 그 본능에 대해 이루어진 상태를 평화라고 얘기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인간관계에서 골치 아픈 일들부터 시작해서, 죄인이 ‘내가 지옥에 가지 않을까? 내가 심판받으면 나는 어떻게 될까?’하고 불안에 떨고 있을 때, 용..
-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내 안의 결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4. 11. 07:00
요한 20,19-31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27). 이 말씀의 그리스어 원문을 보면, “‘안 믿는(아피스토스, ἄπιστος) 자’가 되지 말고 ‘믿는(피스토스, πιστός) 자’가 되어라” 라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여기에는 지혜가 있습니다. ‘믿는 자는 믿고, 안 믿는 자는 안 믿더라. 믿는 자가 안 믿는 일은 별로 발생하지 않더라. 안 믿는 자가 믿는 일도 별로 발생하지 않더라. 이미 그 사람 안에 인격화 되어있다, 습관이다.’ 한 마디로 결입니다. 결. 결대로 사는 거예요. 딱 어떤 것이 주어지면, 우리 반응은 결 따라갑니다. 하다못해 여러분이 생선이나 채소를 손질하다가도 칼이 뜻대로 잘 안들 때가 있죠. 썰고자 하는 대로 안 됩니다. 칼도 결이 끌어들이는 거죠. 내 안의 결도 마..
-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화끈한 고백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4. 19. 10:52
요한 20,19-31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얼마 전 모 신문사에서 ‘불안’에 대한 인터뷰를 제게 청해 왔어요. “우리들 삶의 불안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해결책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제가 “샬롬”(shalom)을 조금 풀어가며 답변하기 시작했습니다만, 하여간 그때 느꼈던 건 답답함이었어요. 기자는 철저히 세상적인 관점에서 평화를 이해하고자 질문을 던졌다는 거죠. 그에 맞춰 저 역시 세상적인 이해의 틀로 평화를 설명하려는데.. 예수님을 빼놓고 평화를 얘기하려니, 말이 안 되는 거죠. 곧 신앙인이 누리는 평화와 세상 사람이 누리는 평화의 차이, 이건 어떻게 딴 걸로 메꿔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러분, 그게 현실입니다. 예수님 없는 평화를 어디가서 누리려 해 보세요. 그 평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