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자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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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주일] 천상의 산소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3. 1. 14. 09:47
요한 1,29-34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그분께서 나에게 일러 주셨다.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네가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요한 1,33). 왜 오늘 세례자 요한의 증언에서 “성령”이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을까요? 왜 성령을 예수님을 알아보는 식별의 표지로 여기고 있는 걸까요? 결국 하늘 나라는 육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영으로 태어나야 들어갈 수 있고, 그 영적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영적 절차에서 결정적으로 필요한 분이 성령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나서 첫 번째로 주신 말씀,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이제 하늘 나라 문이 열렸다. 구원의 길이 열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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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세례 축일] 진짜 세례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1. 9. 07:07
루카 3,15-16.21-22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루카 3,16). 세례자 요한이 주는 세례와 예수님께서 주시는 세례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오늘 우리는 세례자 요한의 입을 빌려 확인해 봅니다. 세례자 요한의 “물로 주는 세례”는 씻는 예식, 정화 예식입니다. 그러나 “성령과 불로 주는 세례”는 단순히 씻는 게 아니라 변모시키는 것, 새로운 태어남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진짜 세례는 예수님께서 주시는 세례입니다. 죄인이 의인으로, 새 생명으로 태어나는 세례, 땅의 백성이 천국의 시민으로 태어나는 세례, 이렇게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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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3주일] 반전 포인트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12. 12. 07:07
루카 3,10-18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루카 3,10) 오늘 군중이, 세리들이, 또 군사들이 세례자 요한에게 물은 저 질문에 세례자 요한의 대답들은 한결같이 평이합니다. ‘어렵지 않네? 상식이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오늘 말씀의 반전 포인트는 뭐냐면, 결국 이 말씀이 쉽다고 실행이 쉬운 건 아니라는 겁니다. 관건은 뭐냐, 이렇게 쉬운 말씀일수록 사실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이 요구되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가서 땀과 수고로 그 열매를 맺어야 되는 겁니다. 땀과 수고로요.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땀 흘리고 내가 수고한 거보다 훨씬 적은 땀과 수고로 더 많은 열매를 누리고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을 봅니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일 수 있고요. … 그런데, 그렇게 누린 사람은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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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2주일] 전달자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12. 5. 07:07
루카 3,1-6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루카 3,4). 대림 제2주일 복음 말씀은 전통적으로 세례자 요한의 등장에 대해 언급합니다. 대림 시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이 세례자 요한이시죠. 그분이 예수님의 오심을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가르쳐 주신 분이고, 예수님의 오심을 예고해 주신 분이고, 그리고 예수님께서 오실 때까지 활동하다가 역사의 뒷전으로 물러간 분이세요. … (그러한) 세례자 요한은 “소리”이십니다. 소리라는 건 자기의 가르침을 가지고 나선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예요. 자기의 사상을 가지고 나타난 사람이 아니라는 거예요. 대신에 ‘받아서 전달만 하는’ 사람의 역할이라는 겁니다. 전달자. 무슨 전달자? 하느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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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세례 축일] 큰 능력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1. 1. 10. 08:49
마르 1,7-11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마르 1,7).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소개합니다. 여기서 “큰 능력”이라는 말에 우리 묵상의 초점을 맞춰볼 필요가 있습니다. 큰 능력은 ‘힘이 센’ 사람, ‘권력이 큰’ 사람, 이걸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봉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얘기해요. 결국 우리 교회 안에서의 능력은 과시하는 능력이 아니고 섬기는 능력입니다. 베푸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요한이 얘기한 건 “그분은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오신다”에 관점이 있는 겁니다. ‘얼마나 힘이 센가’에 관점이 있는 게 아니라 ‘이분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일을 하실 수 있는가’를, ‘우리에게 얼마나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실 수 있느냐’를 얘기하는 거죠. 이는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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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3주일] 토씨 하나 고대로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0. 12. 13. 08:40
요한 1,6-8.19-28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요한 1,6). 요한은 ‘스스로’ 나타난 사람이 아니라 ‘보냄 받은 자’, ‘소명자’였습니다. 이 세상에 대부분 건강한 종교인은 자신이 ‘보냄 받았다’는 생각을 하죠. 근데 만약 기고만장하면 ‘스스로’ 왔다 생각할 수 있어요, 스스로 깨달았고… 그럼 안되죠. ‘보냄 받았다’라는 사람은 보내신 분을 늘 생각해야 하는 겁니다. 우린 심부름꾼이고 종(servant)이고 도구이기에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아니라 그분께서 하라 하신 것을 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그분께서 “가서 전하라”라고 하신 것 토씨 하나 고대로 바꾸지 말고 전해야 하는 겁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7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