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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일] 먹어, 기운차려!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4. 30. 08:58
요한 21,1-19 또는 21,1-14 “와서 아침을 먹어라”(요한 21,12). 예수님께서 먼저 식탁을 차려놓고 계셨습니다. 제자들이 밤새 일을 했으니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요? 그러니 예수님께서 상을 차려놓고 기다리셨던 겁니다. 물론 이 상은 상징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예수님의 부활을 두고 나중에 딴 사람들이 자꾸 추궁하고 파고들 때 제자들이 답변할 수 있도록 해주신 겁니다. ‘그 부활 가짜 아냐? 귀신아냐? 허깨비아냐?’ ‘아니야! 우리와 밥도 같이 먹고 빵도 같이 먹었는데 무슨 허깨비야!’ 이렇게 얘기할 수 있도록 빌미를 지금 주시는 거죠. 또 하나, 그걸 넘어서서,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제자들을 이토록 극진히 사랑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밥상을 차려주시며, “먹어, 기운차려!” 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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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첫 번째 단어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4. 23. 08:19
요한 20,19-31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요한 20,19). 평화 그리스어로 에이레네(εἰρήνη) 히브리어로 샬롬(שָׁלוֹם) 이 단어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첫 번째로 발설하신 단어입니다. 첫 번째 단어는 중요하죠. 최우선의 가치를 지니는 것을 먼저 말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인간 존재가 갈망하는 원천적인 욕구는 뭐냐, 평화의 욕구인 것입니다. 사실은 평화 하나로 다 해결됩니다. 배고픈 것도, 어떤 형태의 본능도 그 본능에 대해 이루어진 상태를 평화라고 얘기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인간관계에서 골치 아픈 일들부터 시작해서, 죄인이 ‘내가 지옥에 가지 않을까? 내가 심판받으면 나는 어떻게 될까?’하고 불안에 떨고 있을 때,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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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초대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4. 16. 08:06
루카 24,1-12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루카 24, 6).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살아계십니다. 이 말은 지금 그분께서 우리 가운데 활동하고 계시다는 뜻입니다. 그분께서 지금 움직이고 계시다는 얘기입니다. 여러분이 그분께 SOS 하면 여러분에게로 출동해주십니다. 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부활의 가장 큰 의미입니다. 그런 그분을 여러분에게, 여러분 가정에 초대하시기 바랍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9년 4월 21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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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수난 성지 주일] 그분의 행차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4. 9. 09:07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기념 복음] 루카 19,28-40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들이 잠자코 있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루카 19, 40). 예수님의 등장에 무리가 찬미하고 환영하기 시작합니다. 바리사이들 눈에는 이 모습이 신격화처럼 보여 못마땅합니다. “당신이 왕입니까? 저들을 말리시죠!” 그러자 예수님께서 약간 동문서답과 같은 답을 하십니다. “이들이 잠자코 있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루카 19, 40). “너희들이 몰라서 그렇지 사실은 내가 왕이다. 그런데 너희들이 생각하는 그런 왕은 아니야. 이 돌들은 내가 왕이라는 걸, 어떤 왕이라는 걸 안다.” 우리말에도 ‘산천초목이 벌벌 떤다’는 말이 있지요. 산과 냇가, 풀과 나무 다 벌벌 떱니다. 왜인가요? 창조주 하느님, 그분의 행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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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일] 반전과 함께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4. 2. 09:00
요한 8,1-11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씌우려던 올가미에서 벗어나시고, 여인을 용서하십니다. 그리고 결국 당신을 “시험하여 고소할 구실을 만들려”(요한 8,6)던 그들에게 그 올가미를 되돌려 주시죠. “누가 죄가 없지?” 질문하던 자들이 이제 스스로 답을 해야 되는 겁니다. 이 반전과 함께 상황이 종료됩니다. 여인의 구원과 함께요. 우리가 믿고 있는 예수님께서 바로 이런 분이십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9년 4월 7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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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일] 다 네 거다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3. 26. 09:20
루카 15,1-3.11ㄴ-32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루카 15,31). 작은 아들에게 해주신 대우는 부당하다는 큰 아들의 말, 자신은 종처럼 아버지 집에서 살았다는 큰 아들의 말에 아버지가 말합니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루카 15,31). 핵심입니다.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사실 너 몰랐지? 내가 왜 아꼈는 줄 알아? 내가 너한테 살진 송아지 왜 안 잡아 줬는 줄 알아? 이거 아들 송아진데 내가 어떻게 잡어… 나는 마음속에 말야, 이거 다 네 거라고 여겼어. 그니까 아까워서 내가 못 잡아준 거야. 네 거니까. 내 거면 내가 잡아줬지. 네 거였어… 내 곁에 있으면 다 네 거다. 네가 언제든 필요할 때 나는 잔치를 벌여줄 준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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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3주일] 회개는 즉각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3. 19. 10:03
루카 13,1-9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루카 13,8). 오늘 등장한 무화과나무의 운명은 이미 잘렸어야 했습니다. 이미 끝났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포토 재배인이 땅 주인에게 부탁을 해서 유예를 받았지요. 우리도 지금 그런 심정으로 이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요? 시간이 널널하다고 생각하지 말 일입니다. 당장 회개할 것은 당장 회개해야 우리도 무화과나무처럼 연명할 수 있는 겁니다. 회개는 즉각성입니다. 원문 출처: 차동엽 신부, 2019년 3월 24일 복음 묵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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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일] 안주가 아니라 투신이야복음묵상 - Lectio Divina 2022. 3. 12. 09:09
루카 9,28ㄴ-36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루카 9,35). 오늘 하느님의 이 음성은 베드로가 “초막 셋을 지어 바치겠다”(루카 9,33 참조)는 말과 짝을 이룹니다. 베드로는 안주하고 싶고요, 하느님께서는 이 말씀을 통해 메시지를 주십니다. 무슨 메시지인가요? 첫째, “너희 앞에 있는 그가 내가 사랑하는 아들, 메시아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라. 그가 진짜 메시아인지 아닌지 의심스러운 순간이 장차 다가올 것이다. 너희들이 지금까지는 ‘저분이 메시아구나’ 생각했지만 그가 핍박당하고 비참해지고 나중에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면 ‘메시아가 아니었는가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메시아다.” 둘째,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다’고 그랬는데, ..